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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서성 소속.






“으···윽?”

“아. 정신 차렸어?”


아직 초점이 잡히지 않은 눈으로 주변을 훑어 봤다. 아무래도 어딘가 실내인 모양이다. 지난 시간들이 꿈결같이 흐려지려는 것을 억지로 다잡았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기억이라도 그 기억이 내 인생을 통틀어서 가장 귀중한 전투기록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게 잠시 기억을 정리하고 있자니 내 옆에 있는 듯한 (아직 시계가 복구되지 않아서 흐린 잔상만 보이고 있다.) 여자는 걱정스러운 듯 말을 걸었다.


“으응. 역시 일년 반은 무리였나? 그러게 빨리 눈 떴으면 좋았잖아?”

“예?”


순간 반말을 뱉을 뻔 한 자신을 추슬렀다. 눈은 아까보다 많이 나았지만, 여전히 흐릿하게만 보인다. 시력은 좋다고 자신했었는데 이러면 변명꺼리도 없다. 눈을 비비려 손을 들자, 엄청난 고통이 엄습해왔다.


“윽!”


“아앗! 움직이지 마! 아직 상처가 덜 아물었어. 얼마나 심하게 싸운 거야? 역시 마지막 싸움이라 그런가?”


“마지막···싸움이요?”


곰과의 싸움을 말하는 건지, 아니면 동생과의 싸움을 말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곰과의 싸움은 아무래도 꿈같은데···. 아니 확신할 순 없다. 그것이 꿈인지 이것이 꿈인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그래! 일년 반 동안 잠자면서 넌 줄기차게 상처를 입어왔지. 대체 그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지금 네 모습은 내가 처음 널 주워왔을때완 정말 판이하게 달라! 근육도 많이 붙었고, 키도 더 컸고! 무엇보다 흉터가 굉~장히 많이 늘었지”


“휴···흉터요?”


세상에, 흉터라니! 싸우면서 다친 것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를 싸움에 모토로 삼아왔던 나로썬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본가로 돌아가서 흉터처리를 생각해 보도록 하고, 지금은 회복하는 일과··· 지금 이곳이 어딘지 알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 것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년 반 동안이나 누워있었다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제가 그런 오랜 세월동안 신세진 이곳은 어디입니까?”

“하늘나라, 아니 하늘의 성”

“······.”


“정확히 말해선 성층권의 오존층 아래로 5Km쯤 내려간 곳이 이곳의 고도, 위치로는 북대서양과 아일랜드 공해의 경계선쯤 되고, 이동방향은 아일랜드 부근, 목표는 켈틱 해Celtic Sea의 블루 맨들에 대한 응징 및 OST프로젝트에 적합한 상황인가 판별, 그리고 양성반응 확인 시에 즉시 대응하여 적을 몰아낸다···. 이렇게 말하면 알아들으려나?”


당황스럽다. 해외여행의 경험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많은 편이라 생각한다. 이래봬도 약혼녀가 영국인인 것이다. 게다가 켈틱 해라 한다면 아일랜드 해안과 마찬가지로 영국과 아일랜드의 사이에 위치한 해안이다. 그렇다면 영국과도 지척거리, 만일 정말 지금이 내가 동생을 죽인 이후로 1년 반이 지났다면 헬레나양은 지금쯤 다른 사내를 만났다 하더라도 내가 뭐라 할 수 없을 테지만, 과거 약혼자를 무시하진 않겠지. 아마 집으로 갈 순 있을 것이다. 그것을 위시하더라도 ‘시웅’의 런던지부에서 쉽게 비행기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잠깐만, 말이 안되는데?


“잠시 만요. 오존층 아래로 5Km라면 저의 짧은 기억력으론 분명 해발고도가 20Km쯤 되는 구간일 텐데요? 산소 보급 문제는 둘째 치고, 바깥 풍경 중에 정원이 보이는 이 성곽이 공중을 날 수 있나요? ······서, 설마!”

“맞아, 그 ‘설마’야 여긴 무려~ 도!서!성!이지!”


그녀는 뽐내는 듯한 몸짓으로 과장되게 팔을 휘둘렀다. 푹신한 침대의 감촉을 등 뒤로 느끼며, 이제야 조금씩 재대로 보이기 시작한 눈은 우선 이곳의 구조와 창 밖의 풍경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본 이후, 그녀를 바라본 이후······.


“아름, 답다?”


“헤에, 그건 나한테 말한 거야? 아님 이 성체에?”


“···그건 분명 당신에게! 아니, 잠시, 잠시, 잠시만요! 도서성이라고? 여기가요?”


말 그대로 이중 타격이 따로 없다. 길가에 지나치며 스치듯 봐도 약 20년간은 잊혀지지 않을 충격적인, 달리 표현할 길 없이 충격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미인이 싱글싱글 웃고 있고, 시야가 완전히 돌아오면서 바로 보인 그녀의 미모에 대한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이젠 정신적 충격이 곧바로 치고 들어왔다. 세상에, 도서성이라니. 세계 굴지의 대기업 무테너의 총수, 멀린이 지배하고 있는 DT? 모든 DT클래스를 합친 무력보다 강력한 무력을 지닌 명실상부 세계 최강 마법단체의 지부를 말하는 건가? 확실히 날아다니는 성곽이라면 그것 말곤 생각할 수 없다. 그런 것보단 저 외모, 신이 직접 다듬어 놓은 것 같은 미모에 전체적으로 신비한 인상을 주는 오드아이가 그녀가 멀린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악마와 인간의 혼혈로 인한 현상이라 말하는 이가 있다. 신의 큰 책을 접한 인간의 특징이라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모든 멀린들은 갈색, 검은색 오드아이를 가지고 태어나며, 천상의 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2번째 여성 멀린인 36대 멀린은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충성맹세를 받아낼 수 있다고 전해지는 미인인 것이다. 그야말로 마법적 미인, 아니 신화적 미인이다. 한 사람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설명한 것은 헬레나양 이래로 처음인 것 같지만. 지금 처음 본 멀린은 헬레나양에겐 죄스러울 따름이지만 어쨌든 지금껏 만난 모든 미인들을 가볍게 압도하는 아름다운 사람인 것이다. 그 미인이 지금 내 질문에 다만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모습은 약혼녀가 있는 몸이고,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내 마음속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아무래도 정말 어처구니 없을 만큼 놀랍지만 맞는 것 같아요. 여긴 정말로 도서성이군요.”

“그래 맞아, 더불어 넌 이제 내 병졸이 되었지.”

“네?”

“그때 넌 분명 충성맹세 서약을 했잖아?”


피 흘리고, 더듬대며.... 그날의 일이 오버랩되고 있다.   악마나 지을법한 미소로 얼굴을 가득 채우며 그녀는 말했다. 그리고 그때, 하늘이 열리던 날을 완전히 기억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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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에선 제가 지금 뭘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재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했군요. 대단합니다. 감격했어요. 아니, 저번 ‘무명의 지옥’편 만큼 엉망이진 않지만 이것도 나름대론 엉망이군요. 제가 요즘 다른 것을 여럿 건들이다 보니 정작 중요한 OST엔 관심이 덜 가게 됩니다.


OST는 3년 전부터 계속해서 구상해 오던 작품입니다. 비록 문체가 달려서 재대로 된 재미를 줄 수 없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스토리 라인은 생각보다 많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를테면 노력했으니 잘 봐주세요. 라는 겁니다. 잘 부탁드려요.

 

덧글은.. 뭐. 그냥 산뜻하게 포기하렵니다. 괜찮아요 덧글따위 달지 않으셔도! 그저 조회수가 오르는 것을 보고 뿌듯할 뿐입니다.

 

전 조용히 글을 쓰겠습니다.... 이제 '하늘이 열리던 날'이 시작됩니다. 무려 한태운과 태설(프리페이스 잠깐 나왔던 그의 동생)의 전투장면인데요.. 수정을 안해서 그런지 조오오오오금 엉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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