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길 - 김이환
어른이 되기 전, 아홉살에서 열살의 어린이들은 꿈의 세계로 들어가 모험을 한다. 그리고 모험이 끝나면 꿈의 세계에서 나와 그 안의 있었던 일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어른이 된다. 이 소설의 배경설정이다. 여기서 주인공인 정우는 일곱살 때의 어떤 사건으로 인해 아홉살에 꿈의 세계로 가지 못하고 십년이 지난 열일곱살 때 죽을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꿈의 세계로 들어가 모험을 시작한다.
꿈의 세계에서의 모험. 꿈의 세계에서 나왔던 모든 아이들은 그들이기도 하면서 나이기도 했다. 이 소설을 보면서 나도 아홉살 때 꿈의 세계에서 여행을 했을까라는 생각에 소설 속의 상황이 꼭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어렸을 때의 나는 이 상황에 처했따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나는 꿈의 세계에서 과연 모험을 다 끝마쳤을까 등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이 소설은 허구가 아닐지도 모른다. 실제로 많은 아홉살의 어린이들이 꿈의 세계로 가서 모험을 하고 현실로 돌아와 잊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꿈의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실제로 존재하면서도 사람들은 모르고 지내는 건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에게 모험을 선사하면서도 기억나지 않게 되는 꿈의 세계. 정말 멋진 상상이 아닌가? 나 또한 어렸을 적 이러한 모험을 했다니...이러한 상상을 하게 만들어준 김이환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김이환 작가님의 소설은 장편 중에서 에비터젠의 유령을 빼곤 전부 다 읽었다. 내가 느끼기엔 절망의 구를 빼고 두 가지 장편 소설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 분위기가 몽환적이고 파스텔톤의 느낌이 난다는 것이다. 꿈 속에서의 현실은 현실이지만 현실적으로 맞지않는 그런 사건들이나 인물들이 나타나지만 어색하지 않은 것처럼 김이환 작가님의 소설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하다. 이러한 느낌은 예전부터 강하게 느껴왔는데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그 느낌이 한층 더 견고해졌다. 어쩌면 이 느낌이 김이환 작가님 소설의 독특한 특징일수도 있다.
몇가지 아쉬운 점은, 주인공이 겪은 어려움에 대한 묘사가 약간 모자랐다는 것이다. 앞부분 꿈의 세계로 들어가기 전의 주인공의 상황에 대해서는 인상적이지만(특히 검은 직육면체와 관련된...) 꿈의 세계로 들어간 다음의 고난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고난이 있고나서의 다음은 편안한 휴식이 있는데, 그 때마다 그전에 쉬어놓고 무슨 또 휴식이야...할 정도로 고난의 과정이 쉽게 끝난다. 이 때문에 꿈의 세계에 한 번 가보고 싶을 정도로 정감이 가지만 아쉽지 않을 수 없다. 또 한가지는, 집으로 가기 전 마지막 호수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도대체 뭘 의미하고 있는 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모험을 통해 내적으로 성숙했으니 이틀 밤을 통해 외적으로 성숙한다는 것일까, 집으로 가기전의 유희인가, 어떤분이 댓글에 다셨던 것처럼 편견을 가질 틈도 없이 무성 혹은 양성이라도 상관없는 태고적으로 돌아간 듯한 장면인가, 아니면 그저 흥미를 끌기위해 쓴 것인가(이건 아닐 것같지만..)...이 부분을 아쉽다고 하기엔 뭐하지만 꿈의 세계와는 안 어울리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을 읽고나서 내내 드는 생각은 현대의 아이들이 꿈의세계로 가면 어떻게 될까 라는 것이다. 이것 역시 내가 꿈의 세계로 갔다면...이라는 상상의 연장선인데, 초등학생만 되도 알거 다 아는 아이들이 꿈의 세계로 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라는 생각은 이 글을 다 읽고나서 또 하나의 상상하는 재미였다. 소원의 미로를 나와서 산타할아버지에게 소원을 비는 일곱 명의 아이들(혜린이와 정우를 뺀)의 소원을 보면 아홉살의 아이들이 벌써 저런 소원을 빌어? 라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로 세상 물정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표현이 좀 이상한가?) 세상에...요즘 아이들 참 빠르게 물들었구나 라는 내 나이와는 맞지 않는 그런 쓸쓸한 감정(?)을 일으키게 하였다.
끝으로, 좀 더 보정되고 다듬어진 스토리로 나올 책이 기대되고, 벌써부터 이런 말 하기는 이르지만...다음에 나올 김이환 작가님의 소설 또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