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오트슨]
내가 오트슨이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게 된 작품은 그 유명한 갑각나비이다.아직 책으로도 출판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서 숱하게 거론되어, 호기심에 보기시작한 것이다.드림워커 게시판에서 본 갑각나비는, 실로충격적이었다.탄탄한 내용과 반전, 그리고 무엇보다 '사전'편이나 '괄호'편에서 보여준 실험적인 기법들이 상당히 인상깊었다.그리고 또 내가 갑각나비에서 주목한 점은 캐릭터성이다.판타지소설은 연재소설이다 보니 스토리가 어지간히 탄탄하지 않은 이상은 주요 캐릭터를 내세워 독자를 모을 필요가 있다.그런데 이 갑각나비는 로바나 엔쥴로스, 루자 펜블렌 같은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등장시킴으로 스토리와 캐릭터를 둘 다 잡은 소설이었다.
하지만 갑각나비는 13화부터 연재가 끊겼고, 나는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인 '미얄의 추천'으로 눈을 돌렸다. 물론 미얄의 추천이라는 책은 라이트노벨이다. 판타지 소설과는 맥락이 사뭇다르다. 역시나 갑각나비와는 느낌이 달랐다. 하지만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스토리 텔링은 일정수준 유지하면서, 미얄이라는 마님포스를 가진 인물의 캐릭터성을 극대화 시켰다. 캐릭터의 비중이 높은 라이트노벨의 특성을 잘 살린 것이다. 더구나 미얄의 추천 4권의 포스로 보아서는 미얄의 추천이라는 작품으로 스토리성도 잘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명실상부한 시드노벨 기둥작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오트슨씨가 인기많은 또다른 이유는 작품에서 흘러 넘치는 광기어린 색깔일 것이다. 서브컬쳐가 많이 발달한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그 발달 수준이 아직 미약하다. 그래서 소위 마니악 하다고 불리는 본격장르소설쪽의 집필이 많이 미흡한 편인데, 그 장르소설을 이끌 수 있는 작가 중 하나가 오트슨인 것이다.
[괴담갑에 대해서...]
그럼 그의 첫 본격장르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괴담갑' 은 어떤가. 지금 출간된 1면 만으로는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기대된다' 는 것이다. 이번 괴담갑에서 나는 미얄의 추천과는 또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인 캐릭터의 특성이 갑각나비나 미얄의 추천 만큼 강하지 않았다. 캐릭터의 특성이 강한 한 두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하긴 하지만, 작품의 무거운 분위기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 우중충한 분위기의 전체적 내용에서, 담담한 말투로 글이 서술된다. 자칫 글이 지루하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고, 실제로도 몰입도가 떨어질 여지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진짜 '괴담'에 어울리는 구성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괴담갑은 괴담이 살아나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괴담은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에 존재하는 괴담도 더러있다. 따라서 작가는 그 점을 노린 것 같다. 담담하고 평이한, 평범한. 그래서 현실세계와 동떨어지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허무맹랑하고 유치하게 보일 수 도 있는 이야기를 그렇지 않게 탈바꿈 시켰다. 괴담은 살아있다. 정말로 그렇다. 괴담은 어디서나, 언제든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그것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전해지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그렇다면 괴담은 어떻게 존재하는 것일까.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속에서 전해지며 괴담은 살아온 것이다. 작가는 이를 절묘하게 이용해 입과 입이 아닌 우리 옆에서 살아있는 괴담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그 살아난 괴담들은 더 무서운-혹은 더 강한- 괴담들에의해 없어진다.
본격괴담배틀물(?) 이라는 장르는 실로 독특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실은 나는 이번 소설이 오트슨님이 내는 호러소설이라는 말만 듣고 최근의 단편작인 '갑' 에서 나오는 것 처럼 그로테스크함을 살리는 소설일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 소설은 외적인 공포보다는 인간심리 내적에서 오는 공포가 주를 이룬다. 소재자체가 괴담인것에서 부터 그렇다. 괴담을 실체화 시키는 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마음과 생각에 달렸다. 작 중에서 '마녀선생'은 이를 이용해 아이들에게 교육을 하려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앞으로도 인간의 내면심리에 초점을 맞추어 소설을 전개해 간다면 정말로 좋은 장르소설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든다. 다음 면에서 나는 과연 어떤 괴담을 들을 수 있을까.
역시 이런 책은 새벽에 읽어야 최고네요.
다 읽고 즉석에서 감상 써보았습니다^^
p.s 맨 끝 코너 괴담설명도 정말 좋더군요.

감상 잘읽었습니다'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