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face - 곰은 달을 바라보다.
0. 도서성
물론 대부분의 사례가 뒷받침 해 주는 것은 아니나, 이 경우엔 사례에 포함시켜도 좋을 것 같다. ‘높은 이는 높은 곳에 기거한다.’ 정말 이 말이 정확히 들어맞은 경우는 고층 빌딩 사회에서도 그 짝을 찾기 힘든 높은 하늘 위 - 도서성의 정원에서 포도를 먹고 있는 한 소녀에 의해 증명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서성의 지배자 사서장 멀린. 그녀는, 아니 정확히 말해 그녀의 가문은 약 400년 이 훌쩍 넘는 장구한 세월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의 지도자들 중 하나로 군림해 왔다. 물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거주하는 지도자라 해도 정확한 일례가 될 것이다. 다른 이들의 반론에 어쨌든, 오랜 시간동안 이런 고도에서 생활할 수 있는 건축물은 도서성이 유일하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유서 깊은 마법사 단체도 ‘미래와 과거의 도서성’이 손꼽히기 때문이다. 불행한 결말을 맞아 버린 28대 멀린을 제하고 나면 여성이 ‘멀린’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이번 36대가 처음이다. 그런 특징적인 부분과 멀린이라는 이름이 주는 특권들을 모두 누리며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는 그녀는 여느 지도자들과는 달리 오후의 한가로움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따분하네.”
대답해 줄 수 있는 이는 없다. 도서성은 멀린 홀로 관리해 오는 것이 관례였고, 객을 맞이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 온 장소이기 때문이다. 물론 멀린의 계획에 따르면 곧 도서성의 거주자가 한 명 늘 것이고, 36대 멀린은 18년이라는 그녀의 삶 동안 천천히 짜고 이행해 온 수 많은 계획들 중 가장 중요한 계획으로 거주자 증진 계획을 추진 중이다. 만일 거주자가 늘어난 다면 그녀의 따분함도 사라질 것이다. 아니 혹자는 이렇게 반론할 지도 모른다. 그녀는 아무리 바쁜 와중에서도 따분하다는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체질이므로 그녀의 따분함은 불치병의 성격을 지닌다고. 하지만 그것은 옳은 의견이 아니다. 이 세상 ‘인간’들의 모든 미래와 모든 과거를 태어날 때부터 이미 알고 있는 멀린은 자신의 삶이 필연적으로 심심해 질 것을 예측해 냈고, 가업을 잇는 중에 다른 멀린들 과는 달리 자신만의 새로운 장난거리를 생각해 냈다. 물론 무려 18년 동안이나 기획해 놓은 것이기에 이젠 장난이 아니게 되어 버렸지만, 그녀가 진지하든 진지하지 않든 그녀의 계획은 이제 곧 실행될 것이다. 멀린의 예언이 정확하다면 (그녀의 예언은 항상 정확할 수밖에 없지만.) 이제 곧 그녀가 18년간 세운 계획이 시작될 것이다. 그것은 여느 때와 다름없던 여름, 태평양 한 가운데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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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 라는 타이틀로 오랜 시간을 들여 조금씩 만들어 오던 세계관이 조금 정리되자, 이걸 소설로 한번 써 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순수하게 소설을 작성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은 것은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즐기기 위해 몇자 적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처음이기에 잘 봐주셨으면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조, 좀 짧은건 말입니다..;; 처음이라 그래요. 다른 비축분들은 그래도 한 회당 7~8kb는 나옵니다..;;
-Gaway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