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키쿠치 히데유키
출판:시공사
일본의 젊은 엔터테인먼트 작가들에게 글을 쓰게 된 동기를 물을 때, 가장 많이 나온 작품 중 하나가
이 [뱀파이어 헌터 D]입니다. 엔터테인먼트 문학의 대가인 키쿠치 히데유키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초창기 키쿠치 히데유키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거나 하지 않고, 자신이 보아왔고, 즐겼던 세계관을
조립해서 이야기를 만든다라고 스스로 말한 적이 있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들 만큼 상상력이 풍부
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이유였지요.
그런 말이 무색할만큼 이후에는 현란할 정도로 화려하고 개성적인 세계관들을 창조해버렸지요. 현재
일본 전기계에 이 사람이 만든 월드만큼 화려한 영향력을 끼친 월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뱀파이어 헌터 D는 각별한 화려함이 돋보이는 월드입니다.
핵전쟁 등으로 멸망해버린 미래 시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어 세계를 지배하는 귀족으로 군림하
게 된 뱀파이어들. 인간들은 그런 귀족에게 저항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지배받거나 사냥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들중에 스스로의 몸을 기계로 바꾸거나 초능력을 가진, 또는 첨단과학장비로 무
장한 이들이 헌터가 되어 이 귀족들을 거꾸로 사냥합니다. 이러한 헌터들 중에서도 뱀파이어와 혼혈
로 태어난 던필들은 보다 강력한 헌터로 불리지만, 동시에 흡혈귀의 존재이기도 하다는 특성으로 인해
배척당합니다. 주인공인 D는 이러한 던필의 헌터. 그 중에서도 '그 분'이라 불리우는 진조의 혈통을 이
은 던필입니다.
실제로 이 이야기를 쭈욱 살펴보면 키쿠치 본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것
을 구상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조립해서 이야기의 월드를 만든다. 하지만 그 조립에서 이미
새로운 것이 태어났다라고 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하나하나는 어디선가 본 듯한 아이콘
들이지만, 그것들이 하나가 되어 이토록 개성적이고 화려한 월드를 만들어내는 경우는 드물었으니까요.
모두에게 배척당하는, 하지만 그러면서도 빨려들 듯한 요사스런 매력을 지닌 과묵한 헌터 D. 흡혈귀에게
위협받는 이들에게 철저한 프로페셔널한 헌터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과묵하지만 자상한 배려를 남
기는 그의 매력이 읽는 독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매력에 사로잡힌 이들 중 훗날 일본 엔터테인먼트를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태어났지요. 라이트노벨을 비롯해 신전기, 신본격 미스테리의 작가에 이르기까
지 뱀파이어 헌터 D가 자신이 작가가 되고자 했던 동기였디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D의 매력을 표현하려는 분들은 대부분 맨 처음 아주 단순하게 '멋지다'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어떠한 부분
을 말하기보다, 그 자체에서 우러나온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다는 것이지요. 한국쪽 번역은 키쿠치 특유의
문체가 살아나지 못했다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키쿠치 소설의 매력이 그 문장의 컬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만큼, 이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지요. 하지만 D의 매력을 접하기에 부족함은 없을 것입니다.
요사스럽고 위험한 매력을 가진, 하지만 과묵한 다정함을 품은 남자 D를 한번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