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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사실 이 시마다 소지라는 작가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고 많이 읽은 것도 아니에요. <점성술 살인사건>만 해도 처음 읽었을 때는 너무 지루해서 소위 "참고(參考/忍耐) 읽기"가 되어버렸죠; 게다가 중요한 트릭이 모 소년탐정만화에서 익해 봐온 것이었으니.

 

 <점성술> 이 진짜 대단하구나, 하고 느끼게 된 건 재독할 무렵이었어요. 

 

 이 작품은 나쁘게 말하자면, 솔직히 "성격나쁜 탐정 미타라이의 자기지식 자랑" 과 "성격나쁜 작가 시마다의 자기 똑똑함 자랑" 으로 이뤄져 있다 해도ㅡ부정할 순 없을 겁니다. 하지만 단순히 "자기자랑"만을 늘어놓고, 자기도취하며 포즈만 취하고 있는 바보같은 작품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뭔가가 있어요.

 

 그걸 뭐랄까, 의지라고 불러야 할까.

 

 이 세상이라는 것은 여기저기에 '기호'가 흩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이 좀 요상해지지만 의미가 되지 못하는 뭔가의 기호들이랄까. 그것을 미스터리 작가는 그러모아서 "자기잘난 맛"으로 편집하고 배열하고 배치해서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냅니다.  그 그림이야말로 그들이 각자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 되는 거겠죠. 근래의 시마다 소지 선생에 대해서는 별로 아웃 오브 안중이지만, <점성술>  무렵의 선생은 정말로, 걸출한 화가였을 거예요.

 

 점성술, 지리학, 간결명료한 수학, 물리 퍼즐, 시간차, 인간 성격론, 동서고금의 미스터리 소설...시마다 선생은 이런저런 도구들을 총동원하여 세상에 떠도는 '기호'에 '의미'의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수수께끼"와 그 "풀이"란 것은ㅡ 생명 없는 혼돈에 형태를 부여하여 생동하게 하는, 신적인 창조과정에 대한 빗대기도 될 것 같네요.

 

 그 '신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힘" 이랄까ㅡ그걸 의지라고 부른다면, 그리고, 더불어 도취적인 황홀함까지도 이 작품에는 생생하게 녹아 있습니다.

 

 트릭이 왠지 식상해(김전일에서 봤으니까!), 이게 현실적으로 말이나 됨?^^, 이딴 쪼잔한 거에나 신경쓰니까 요즘 정통본격추리가 안 팔리는 거야, 문장이 너무 졸렬해ㅡ 등등 까려고만 한다면야 평생동안 깔 수도 있습니다만, 여기에 똑똑하게 빛나고 있는 찬란함을 알아보지 못하고 넘어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여러가지 판본 표지사진과 작가선생의 사진을 부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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